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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본사 [가스공사 제공]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이슬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 양국의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일방적으로 기정사실로 하면서 양국에 사업 참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의 동력은 장기 구매 고객을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이 만약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가스 도입 물량의 약 80%를 책임지는 한국가스공사가 일정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타르·오만 장기계약 끝내는 가스공사…'운신 폭' 커져
6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을 700만원 대출 사업성에 초점을 맞춰 초기 단계에서 신중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방침은 없지만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향후 사업 참여 문제에 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체 가스 도입 물량은 연간 4천600만t가량으로 이 중 약 80%를 가스공사가 들여온다. 가 급여압류절차 스공사는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주요한 '큰손' 고객이다.
마침 가스공사는 1990년대부터 이어온 카타르·오만과 장기 계약을 끝내고 도입선을 조정 중이다. 가격 등 사업성만 검증되면 이론적으로 알래스카산 가스 구매도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LNG 수입국이다. 지난해에는 호주(24.6% 한국은행 업무 )에서 가장 많은 천연가스를 들여왔고, 카타르(19.2%), 말레이시아(13.2%), 미국(12.2%) 등의 순으로 수입했다.
한국의 천연가스 수입에서 미국 비중은 2021년 18.5%까지 올랐다가 작년 12.2%까지 내려와 미국산 비중 확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가스공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참여 문제는 프 모기지신청건수 로젝트의 사업성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연중 -4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권 동토인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의 푸르도베이에서 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천300여㎞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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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푸르도베이의 기존 유전 시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십 년 전부터 노스슬로프 지역에서는 이미 원유가 생산되고 있었지만 함께 분출하는 천연가스는 사업성 문제로 수요지를 찾지 못해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고 원유 증산을 위해 지하에 재주입됐다.
알래스카 주정부에 따르면 푸르도베이 유전 일대에서 상업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가스는 34Tcf(조입방피트)로, LNG로 환산하면 약 4억3천만t이다. 이는 한국 전체가 약 10년간 쓸 수 있는 규모다.
사실상 방치된 천연가스를 상품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사업은 2014년부터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에 당시 국제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까지 겹쳐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오랜 기간 공전했다.
이후 알래스카 주정부는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해 2020년 연방 정부로부터 공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인 글렌파른과 계약을 맺어 이 회사가 시행사 역할을 해 자금 조달 등 프로젝트 진행을 책임지게 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가스전 내 이산화탄소 제거 시설, 1천300여㎞의 가스관, 액화시설 건설 등에 약 450억달러의 초기 투자비를 들여 2031년부터 약 2천만t의 LNG를 동아시아 등 수요지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정부 측은 동아시아 공급 가격을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 당 6.7달러 수준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알래스카 가스, '큰손' 한·일 '분양 참여'에 성패 달려
연간 2천만t은 세계 2∼3위 가스 도입국인 일본과 한국의 연간 도입량의 4분의 1,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아파트 건설에 비유하면, 시행사가 정해지고 건설 허가까지 받은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가 성공하기 위해 20년 이상 고정 가격에 가스를 사 가는 '선분양' 참여 고객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게 됐다.
'화석연료 경제 부활'을 핵심 경제 공약으로 내걸고 알래스카 가스 개발을 자신의 핵심 치적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LNG 시장의 큰손인 일본과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는 이유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통상 압력을 받는 일본은 적극적으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참여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산 상태다.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의 투자 참여로 개발한 알래스카 가스를 다시 한국과 일본에 파는 '남는 장사'를 노리고 양국에 사실상 '가스 강매'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도입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알래스카 가스 구매가 미국발 통상·안보 압력을 완화하는 지렛대가 되고, 중동에 치우친 에너지 도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보는 장사'만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은 거리상 운송 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알래스카산 천연가스는 중동산은 물론 동부 연안에서 수출되는 기존 미국산 가스보다 운송비가 크게 유리하다.
특히 통상 압력 완화를 위해 한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국산 LNG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라 입도선매식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철강·건설·조선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장기 공전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는 대규모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사업성을 확인하는 단계부터 신중히 실무 협의를 통해 나아가야 한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 알래스카 환경 보호 문제로 바이든 정부 때 개발이 금지됐던 데서 볼 수 있듯이 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첨예했다는 점에서 정치·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 문제도 꼭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석유가스 개발 전문가인 오성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역개발정책위원회 분과부의장은 "글로벌 메이저사들이 이 사업에서 발을 뺀 것은 자꾸 변하는 환경 규제와 함께 환경단체들과의 대립각이 부담스러웠던 부분이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환경 문제 해결은 미국 주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해결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 주정부 측은 설계 개선과 금융 조달 비용 감소 등으로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입장이지만 인프라 건설을 위한 환경이 척박하고, 건설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알래스카에서 사업성 확보가 예상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큰 편이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의 혹독한 환경을 생각할 때, 채굴 장비와 인력 등과 관련해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준을 넘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해 실패시 큰 위험이 따르게된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국대 경제학과 조홍종 교수는 "굉장히 거대한 계획인 이 프로젝트를 시작은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을지 다소 걱정되지만 현재로서는 아예 발을 빼고 있기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좋은 프로젝트인 것은 맞지만, 미국 기업들이 직접 투자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4년 임기 후에는 사업 진행이 잘 안 될 가능성도 있어 한국 기업들의 사업 리스크도 4년 후에는 당연히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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